개발자 단톡방에서 목격한 충격적인 장면
최근 개발자 단톡방에서 목격한 한 장면이 나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한 분이 워드프레스로 웹사이트를 만들고 싶어서 강의를 알아보았는데, 강의비가 300만원이라며 조언을 구했다. 300만원이라는 적지 않은 금액에 대한 고민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 선택의 기로에서 동료 개발자들에게 문의한 것이었다. 그런데 개발자들의 반응이 문제였다. 하나같이 “그 가격은 너무 비싸다”, “그건 강의팔이들이 하는 강의다”라며 비판했다. 그러면서 “내가 더 싸게 해줄 테니 연락하라”고 했다.
가장 충격적인 것은 그 300만원짜리 강의의 내용을 한 번도 보지 않고 이런 판단을 내렸다는 점이었다. 이들의 머릿속에는 ‘워드프레스 강의가 300만원일 리 없다’는 기본값이 설정되어 있었던 것 같다. 정작 본인들은 그 기술로 돈을 벌어 먹고 살고 있으면서도, 자신들이 가진 능력의 가치를 스스로 깎아내리고 있었다.
이 순간 나는 전문가들 조차 자신의 전문성을 평가절하하는 것이 얼마나 흔한 일인지 깨달았다.

가치 절하의 악순환
이런 현상은 개발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어느 분야든 비슷한 일이 벌어진다. 디자이너, 마케터, 컨설턴트, 강사, 심지어 수십년을 한가지 일에 몰두한 장인들 조차도 이런 함정에 빠지곤 한다.
패턴은 항상 비슷하다. 힘들게 배운 기술로 무언가를 만들어도 시장에서 외면받으면, 조금이라도 덜 외면받기 위해 가격을 낮춘다. 낮은 가격이 고객들에게 받아들여져 판매가 되기도 하지만, 이런 일이 오래 지속되면 판매자는 고객에게 감사함보다는 부당함을 느끼게 된다.
“이건 돈도 안 된다”라는 말이 대표적이다. 정작 주력상품은 이것 말고 없으면서도 말이다. 이렇게 시작된 가치 절하는 악순환을 만든다. 낮은 가격 → 낮은 마진 → 투자 부족 → 품질 저하 → 더 낮은 가격. 이 고리를 끊지 않으면 결국 시장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런 가치 절하가 업계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다. 한 명이 시작한 가격 덤핑이 전체 시장의 가격 기준을 무너뜨린다. 그러면 그 분야의 모든 전문가들이 피해를 본다. 결국 고품질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역량 있는 사람들마저 시장을 떠나게 만든다. 대표적인 사례가 무한리필, 1+1 등과 같은 가격할인 식당들이다. 초기저렴한 원자재 값을 이용한 틈새를 노린듯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유통업자들이 담합아니 담합과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게 되고, 원자재 외에 기타 경비까지 오르게 되면 마진을 보지도 못하고 고객의 트랜드가 변함에 따라 점점 사라져버린다. 이런 업체들 때문에 사라진 주변의 다른 식당들을 포함해서 이런 업체들까지 나중에는 다 사라져 버린다.
가격 구성의 이해: 마진이 생명줄인 이유
제품의 가격은 통상 원가 + 경비 + 마진으로 구성된다. 많은 사람들이 마진을 단순히 ‘사업자의 이익’으로만 생각하지만, 이는 큰 오해다.
원가와 경비는 정해져 있어 금방 계산할 수 있다. 하지만 마진은 판매자의 선택 영역으로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사업을 운영하는 사람들에게 마진은 생명줄과 같다. 마진이 적을수록 사업 유지가 어려워지고, 많을수록 사업의 성장률이 높아진다.
이는 단순히 사업자 주머니에 돈이 많아진다는 일차원적 의미가 아니다. 마진은 다음과 같은 용도로 사용된다:
연구개발비: 더 나은 제품을 만들기 위한 투자
마케팅비: 고객에게 가치를 제대로 전달하기 위한 비용
고객서비스 개선: 더 나은 고객 경험 제공
위기 대응 자금: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비
인재 확보: 우수한 팀원 영입과 유지
시설 및 장비 투자: 서비스 품질 향상
그런 생각으로만 사업하는 사람들은 오래 유지할 수 없다. 시간이 지나면 경쟁자가 생겨나고 고객의 눈높이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지금은 괜찮아도 시간이 갈수록 사업은 힘들어질 것이다.

럭셔리 브랜드가 주는 교훈
이런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기업들은 다양한 고객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흥미롭게도 매출이 높은 럭셔리 고가 상품을 판매하는 곳일수록 프로모션의 규모와 질이 뛰어나다. 그만큼 프로모션에 사용할 수 있는 예산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비싼 제품일수록 고객의 혜택이 더 높다는 것은 현실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다이소에서 1,000원짜리 볼펜을 100자루 사도 요즘은 주차비도 안 주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명품샵에서 그중 저가형 제품을 하나 사도 주차비는 당연하고 그보다 더 좋은 대우를 받으며 나올 수 있다.
이는 우연이 아니다. 높은 마진을 확보한 기업들이 그 여유 자본으로 고객 경험에 재투자하기 때문이다. 결국 고객도, 기업도 윈-윈하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소주 1,000원의 함정
내가 가장 많이 들었던 조언이 “소주 1,000원만 받으면 성공한다”였다.
첫 사업으로 일본식 쇠고기화로구이점을 시작했을 때였다. 당시 일본풍 식당들이 인기를 끌고 있었고, 엔젤링이라는 키워드를 앞세워 아사히 생맥주가 많이 판매되고 있었다. 판매가 너무 잘 되니 여러 수입맥주집들이 줄줄 생기고 있을 때였다. 일본 맥주들이 들어오니 일본풍 이자카야와 일본풍 돈가스, 카레집들이 많이 생겼고, 나 또한 일본식 야키니쿠 전문점을 첫 사업으로 시작했다.
그때 주변 사람들에게 “소주값 1,000원만 받으면 대박날 거다”라는 이야기를 정말 많이 들었다. 이런 전략이 먹힐려면 테이블수가 많은 넓은 공간에 충분한 손님들이 있고, 저렴한 가격의 술을 많이 먹으면거 같이 먹을 안주를 추가로 주문을 해야 가능한 전략이다. 보통 이런집들은 안주의 가격이 푸짐하고 비싼 경우가 많거나. 쉽게 추가로 안주를 주문할수 있는 구조에서 가능하다. 나의 매장은 테이블 7개, 일인당 소주 1병 정도 마시는 규모의 가게였다. 이런곳에서 이런 전략이 통할 리 없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나에게 저가 제품 판매가 대박의 비결이라고 조언했다.
사람들은 ‘싸면 많이 팔린다’는 단순한 공식에 사로잡혀 있지만, 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가격 설정의 핵심: 기준점의 힘
사람들은 “비싸면 안 팔리고 싸면 많이 팔릴 것”이라는 이상한 믿음을 가지고 있다.
이 이야기가 사실이 되려면 한 가지가 필요하다. 바로 기준점이다.
어디를 기준으로 하느냐에 따라 비쌀 수도, 쌀 수도 있다.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5,000원은 맥도날드 커피 1,500원과 비교하면 비싸지만, 호텔 카페의 15,000원 커피와 비교하면 저렴하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 기준을 내가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고객이 기준을 먼저 제시하게 하면 항상 0에 가까운 기준으로 가격이 결정된다. “다른 곳은 얼마에 해주던데요”라는 말이 나오는 순간, 가격 주도권을 잃는다. 반대로 내가 기준을 제시하면 그 기준점을 중심으로 가격 협상이 이루어진다.
애플이 아이폰을 처음 출시했을 때 기존 휴대폰보다 월등히 비쌌다. 하지만 애플은 “기존 휴대폰과 비교하세요”라고 하지 않았다. “이것은 휴대용 컴퓨터입니다”라고 새로운 기준점을 제시했다. 그 순간 비교 대상이 바뀌었고, 가격에 대한 인식도 완전히 달라졌다.
자신감 있는 가격 설정의 전제조건
내가 기준을 제시하려면 내가 가진 능력의 가치를 내가 잘 알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나의 가격을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고, 그 가격이 기준이 되어 다른 제품들의 가치 판단도 가능해진다.
내가 만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공들여 만든 제품의 가격에 명확한 기준이 없었다. 오직 “얼마에 했을 때 고객들이 더 잘 살까?”에만 관심이 있었다. 물론 고객을 생각하는 마음은 좋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그러다 보니 나만의 기준은 사라지고, 판매를 해도 항상 불만족스럽다. 내가 불만족한 제품을 판매하는데 이 사업을 오래 유지할 수는 없을 것이다. 더 나아가 그 불만족은 고객에게도 전달된다. 판매자가 자신의 제품에 확신이 없으면 고객도 그것을 느낀다.
자신감 있는 가격 설정을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자기 분석이 선행되어야 한다:
나만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남들과 똑같은 것을 제공한다면 가격 경쟁에서 벗어날 수 없다. 나만이 제공할 수 있는 독특한 가치를 명확히 해야 한다.
나의 전문성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10년 경력과 1년 경력의 가치는 분명히 다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 차이를 가격에 반영하지 않는다.
고객이 얻는 결과의 가치는 얼마나 되는가? 내가 제공하는 서비스로 고객이 100만원을 절약하거나 1000만원을 더 벌 수 있다면, 그에 합당한 가격을 받아야 한다.
가치 기준 설정의 실전 방법
가치의 기준을 두려면 기본적으로 내가 하는 일에 대한 자신감이 있어야 한다.
사실 본인 스스로가 나의 제품 가치를 제일 잘 안다. 혹시 이를 깨닫지 못하고 있다면, 내가 만드는 제품과 유사한 제품 중 제일 비싼 가격에 판매하는 사람들의 퀄리티를 찾아보라. 그러면 조금 더 쉽게 나의 가치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구체적인 방법은 다음과 같다:
경쟁사 분석을 통한 가격 벤치마킹: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쟁사들의 가격대를 조사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최저가가 아닌 최고가를 기준으로 삼는 것이다. 최고가를 받는 곳이 어떤 차별점을 가지고 있는지 분석해보라.
고객 가치 계산: 내 서비스가 고객에게 제공하는 실질적 가치를 숫자로 계산해본다. 시간 절약, 비용 절감, 매출 증대 등을 구체적 금액으로 환산하면 적정 가격대를 찾을 수 있다.
투입 시간과 전문성 고려: 내가 이 수준의 전문성을 갖추기까지 투입한 시간과 비용을 계산한다. 10년간 쌓은 노하우를 하루 만에 전달하는 것과 1년차 신입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분명히 다른 가치를 가진다.

올바른 관점 전환: 경쟁이 아닌 성장
이때 중요한 것은 실력도 없는 사람들의 가격이 내 제품보다 비싸다고 헐뜯을 게 아니라, 내 가격이 평가절하되고 있다고 인식하는 것이다.
그들의 가격 결정에는 내가 알지 못하는 다른 능력들이 스며들어 있을 것이다. 마케팅 능력, 브랜딩 스킬, 고객 관계 관리 역량 등 기술적 실력 외의 부분에서 뛰어날 수 있다. 그 가격이 고객에게 잘 설명된 제품이라면 판매도 잘 되고 있을 것이다.
그러니 그들의 제품을 헐뜯어서 가치를 내릴 것이 아니라, 충분히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 나의 제품 가치를 올려보자.
여기서 배워야 할 것들이 있다:
브랜딩의 힘: 같은 제품이라도 어떻게 포지셀니하느냐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나는 내 서비스를 어떻게 포지셔닝하고 있는가?
스토리텔링: 고객들은 제품뿐만 아니라 그 뒤에 있는 이야기를 산다. 나만의 스토리는 무엇인가?
고객 커뮤니케이션: 가격에 대한 설명과 정당화를 얼마나 잘하고 있는가? 고객이 “왜 이 가격인지” 납득할 수 있게 설명하고 있는가?
가치 인정의 심리학
가격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가격은 메시지다. 낮은 가격은 “이 정도면 충분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높은 가격은 “이것은 특별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가격을 품질의 지표로 사용한다. 같은 와인이라도 비싼 가격표가 붙어 있으면 실제로 더 맛있다고 느낀다. 이를 ‘가격-품질 추론’이라고 부른다.
또한 ‘손실 회피 편향’이라는 심리적 특성도 고려해야 한다. 사람들은 같은 금액의 이득보다 손실을 더 크게 느낀다. 따라서 “이 서비스를 받지 않으면 잃게 될 것”을 명확히 제시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시장 교육의 중요성
많은 전문가들이 놓치는 부분이 있다. 바로 시장 교육이다. 고객들이 내 서비스의 가치를 모른다면, 그것을 알려주는 것이 내 책임이다.
예를 들어, 웹 개발자가 단순히 “홈페이지 만들어드립니다”라고 하면 고객은 “워드프레스 템플릿 적용하는 거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귀하의 비즈니스 목표에 맞춘 사용자 경험 설계, 검색엔진 최적화, 보안 강화, 성능 최적화를 포함한 통합 웹 솔루션을 제공합니다”라고 설명하면 인식이 달라진다.
시장 교육에는 다음과 같은 요소들이 포함된다:
전문성 입증: 자격증, 경력, 포트폴리오, 고객 후기 등을 통해 신뢰도를 높인다.
프로세스 투명화: 어떤 단계를 거쳐 결과물이 나오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차별점 강조: 다른 서비스 제공자와 무엇이 다른지 명확히 한다.
결과 보장: 가능한 범위에서 결과에 대한 보장이나 사후 지원을 약속한다.
성공 사례: 가치 기반 가격 책정
실제로 가치 기반 가격 책정에 성공한 사례들을 보면 공통점이 있다. 그들은 모두 자신만의 명확한 기준을 가지고 있었다.
한 UI/UX 디자이너는 “디자인 1건당 50만원”이라는 시장 평균 가격을 거부하고 “사용자 경험 개선 프로젝트 300만원”이라는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같은 작업이지만 관점을 바꾼 것이다. 결과적으로 그는 더 높은 수익을 올리면서도 고객 만족도가 높아졌다.
또 다른 마케팅 컨설턴트는 “월 컨설팅비 100만원” 대신 “마케팅 ROI 개선 프로젝트”로 포지셔닝했다. 고객이 투자한 금액 대비 어느 정도의 수익 증대를 기대할 수 있는지 명확한 지표를 제시했다. 결과적으로 월 500만원의 컨설팅비를 받으면서도 고객들이 기꺼이 지불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가격이 아닌 가치로 대화했다는 것이다.
업계 생태계를 위한 책임
개인의 성공뿐만 아니라 업계 전체의 건강성을 위해서도 적정 가격 유지는 중요하다.
한 명의 가격 덤핑이 전체 시장을 망칠 수 있다. 특히 전문 서비스 분야에서는 더욱 그렇다. 변호사, 의사, 회계사 등의 전문직이 수임료나 진료비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가지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우리 각자가 자신의 전문성에 합당한 가격을 받는 것은 개인의 이익뿐만 아니라 업계 전체의 발전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적정 마진을 확보해야 더 나은 서비스 개발에 투자할 수 있고, 그것이 결국 고객에게도 더 큰 가치로 돌아간다.
가격 책정 시 피해야 할 함정들
가격을 책정할 때 빠지기 쉬운 함정들이 있다:
비교 쇼핑의 함정: 고객이 “다른 곳과 비교해보겠다”고 할 때 즉석에서 가격을 낮추는 것. 이는 자신의 가치에 대한 확신 부족을 드러낸다.
완벽주의의 함정: “내 실력이 더 늘면 그때 가격을 올리겠다”고 생각하는 것. 실력은 계속 늘어나지만 가격은 영원히 오르지 않는다.
감정적 가격 책정: 고객이 부담스러워하는 모습을 보고 즉석에서 할인해주는 것. 이는 가격의 일관성을 해치고 신뢰도를 떨어뜨린다.
시간당 단가의 함정: 시간당 얼마로 계산하면 항상 저평가된다. 10년의 경험이 1시간에 압축되어 제공되는 가치를 시간으로만 계산할 수는 없다.
실전 가격 전략
효과적인 가격 전략을 위한 구체적 방법들:
패키지화: 개별 서비스를 따로 파는 것보다 종합적인 솔루션으로 패키지화하면 가치를 높일 수 있다.
단계별 옵션 제공: 기본형, 표준형, 프리미엄형으로 나누어 선택권을 제공한다. 대부분의 고객은 중간 옵션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부가가치 강조: 메인 서비스 외에 제공되는 부가적 가치들을 명확히 제시한다. 사후 지원, 무료 수정, 교육 제공 등.
성공 사례 제시: 이전 고객들이 얻은 구체적 성과를 숫자로 제시한다. “매출 30% 증가”, “운영비용 50% 절감” 등.
고객과의 가격 대화법
가격에 대한 고객의 저항에 대응하는 방법:
“비싸다”는 반응에는: “다른 대안들과 비교했을 때 어떤 부분이 비싸다고 느끼시나요?”라고 구체적으로 질문한다. 막연한 비싸다는 느낌을 구체적 논의로 전환시킨다.
“예산이 부족하다”는 반응에는: “어느 정도 예산을 고려하고 계신가요? 예산에 맞는 다른 옵션도 검토해볼 수 있습니다”라고 유연성을 보인다. 단, 무조건적인 할인이 아닌 서비스 범위 조정을 통한 가격 조정이어야 한다.
“다른 곳이 더 싸다”는 반응에는: “그곳의 서비스 범위와 저희 서비스를 비교해보시면 차이를 아실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차별점을 강조한다.
장기적 관점의 중요성
가격 책정은 단기적 매출뿐만 아니라 장기적 브랜드 가치를 고려해야 한다.
한 번 낮은 가격으로 시작하면 나중에 가격을 올리기가 어렵다. 기존 고객들은 “왜 갑자기 비싸졌냐”고 항의할 것이고, 신규 고객들은 “원래 이 정도 가격이었나?”라고 의심할 것이다.
반대로 처음부터 적정 가격으로 시작하면 브랜드 신뢰도가 쌓인다. 고객들은 “이 가격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실제로 그 가격에 합당한 가치를 제공하면 장기적으로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
가치 인정의 선순환
지금 내가 만들고 있는, 내가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의 가치를 스스로 낮추지 말자.
지금 내가 스스로 나의 가격을 낮추고 있다면, 그 다음 단계의 무언가가 준비되어 있는 경우가 아닌 이상 항상 조심해야 한다.
제품의 가치는 가격이 결정한다. 내 스스로 나의 가치를 낮춰서 평가절하하기보다는, 내 제품의 가치가 충분하다고 고객이 생각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진짜 중요한 일이다.
가치 인정의 선순환은 이렇게 시작된다: 적정 가격 → 충분한 마진 → 품질 개선 투자 → 고객 만족도 향상 → 브랜드 가치 상승 → 더 높은 가격 정당화. 이 선순환에 올라타는 순간, 가격 경쟁에서 벗어나 가치 경쟁으로 전환할 수 있다.
반대로 가격 절하의 악순환에 빠지면: 낮은 가격 → 부족한 마진 → 투자 부족 → 품질 저하 → 더 낮은 가격으로 경쟁 → 결국 시장 퇴출. 이 악순환에서 벗어나기는 점점 어려워진다.
실천을 위한 체크리스트
마지막으로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기 위한 실천 체크리스트를 제시한다:
□ 나만의 차별점을 3가지 이상 명확히 설명할 수 있는가?
□ 내 서비스의 가격 근거를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가?
□ 경쟁사 중 최고가를 받는 곳의 서비스와 비교 분석해봤는가?
□ 고객이 얻는 구체적 가치를 숫자로 제시할 수 있는가?
□ 가격에 대한 고객의 저항에 논리적으로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 장기적 브랜드 전략을 고려한 가격 정책을 세웠는가?
이 체크리스트에서 절반 이상 체크할 수 없다면, 아직 가격을 올릴 준비가 안 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가격을 무작정 낮춰서는 안 된다. 대신 체크리스트의 항목들을 하나씩 준비해나가면서 점진적으로 가치를 높여나가야 한다.
자신감 있는 전문가가 되기
전문가로서 살아간다는 것은 끊임없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하는 일이다. 하지만 그 가치를 가장 먼저 인정해야 할 사람은 바로 자기 자신이다.
내가 가진 능력을 스스로 평가절하하는 순간, 고객들도 그 가치를 낮게 평가하게 된다. 반대로 내가 자신 있게 내 가치를 제시하면, 고객들도 그 가치를 인정하게 된다.
물론 무작정 비싸게 받으라는 것이 아니다. 그 가격에 합당한 가치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 가치를 제대로 제공하고 있다면, 그에 맞는 정당한 대가를 받는 것을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그러니 내가 가진 능력의 가치를 스스로 낮추지 마라.
당신의 전문성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수많은 시행착오와 학습, 경험이 축적되어 만들어진 소중한 자산이다. 그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을 권리가 있고, 그에 합당한 대가를 요구할 자격이 있다.
시장이 아직 그 가치를 알아보지 못한다면, 알려주면 된다. 고객이 아직 그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면, 느끼게 해주면 된다. 그것이 진정한 전문가의 역할이다.
자신감 있는 전문가가 되어, 자신의 가치를 당당히 주장하고, 그 가치에 합당한 대가를 받자. 그것이 나를 위한 일이면서, 동시에 업계 전체를 위한 일이기도 하다.
